[이코노믹리뷰=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소장, 부자비즈 운영자 ] 올해 봄 날씨가 따뜻해지고 소비심리가 살아나면서 외식업계는 모처럼 활기를 띠었다. 코로나 이전 매출의 70~80% 이상을 회복했다는 업소도 많았다. 하지만 변이바이러스가 확산되고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외식업계는 다시 힘든 시간을 맞고 있다.

코로나 직후에는 배달이 대안이었지만, 지금은 그마저도 힘들다. 배달전쟁이 날로 격화되고 있는데다 배달앱 운영방식이 바뀌면서 마케팅 효과가 떨어지고 수익성도 악화일로다.

이런 가운데  배달과 내점, 테이크 아웃 3가지로 매출의 균형을 이루는 코로나 대응형 하이브리드 음식점들이 배달전쟁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하이브리드 매장이 인기를 얻는 이유는?

내점과 배달, 테이크아웃은 일명 코로나 3C, 즉 코로나에 대응하는 3가지 조건으로 불린다. 어느 한 가지만 부족해도 코로나 대응력이 약해지고 이 세 가지가  균형있는 매출을 이루면 코로나 대응력이 강해지기 때문이다.  이유는 소규모 매장에서 도 비교적 높은 매출을 올리는 것이 가능하고,  배달전문 매장에 비해서는 손익이 좋고, 내점객만 받는 매장에 비해서는 거리두기를 강화해도 견디는 힘이 좋기 때문이다. 
 
배달은 아무리 매출이 높아도 배달대행비, 배달앱 중개수수료 등 지출비용이 많아  왠만큼 매출이 높지 않고서는 이익을 남기기 어렵다. 반면 테이크아웃이나 내점 매출은 부대 비용이 지출되지 않아 손익이 좋다.

배달전문점들은 월 50~70만원대로 임대료가 저렴해도 되는 게 장점인 반면  배달앱 마케팅비로 적게는 40~50만원에서  많게는 200~400만원 이상 지출된다. 배달앱 중개 수수료도 만만치 않다. 

하이브리드형 음식점은 월임대료를 조금 더 지출하고 마케팅 및 수수료 비용을 절약해서 눈에 잘띄는 점포를 얻어 자연스러운 홍보 효과와 내점 매출 유도하는 게 특징이다.

◆깃발 1개로 월매출 4천만원, 창업 5개월만에 투자비 회수한 비결

지난 3월 문을 연 힘난다버거 용인 성복점은 15평 매장에서 깃발 1개로 월 4천만원대 매출을 올리고 있다. 순수익이 매출의 25%로 높아서 5개월만에 개설투자비를 회수했다. 

변이바이러스가 확산되기 전에는 내점 50%, 배달이 50%였으나 변이바이러스의 확산으로 거리두기가 강화된 후에는 배달 비중이 70%까지 올라갔다. 배달 비중이 높은 데도 깃발 1개로 버티는 이유는 점포가 눈에 잘 뛰고 내점과 테이크아웃을 통해 구매 경험이 있는 고객들이 별다른 홍보없이도 배달앱에서 브랜드를 검색하기 때문이다. 

힘난다버거 강남역점
힘난다버거 강남역점

힘난다버거는 성복점 외에 용인 동천점과 강남역점 등 대부분의 점포가 배달의 민족 앱에서 깃발 1~3개만으로 월 3천만~5천만원대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일반 배달전문점들이 보통 10~20개씩 깃발을 꽂는 것에 비하면 훨씬 적은 숫자다. 성복점은 버거만 판매하지만, 버거외에 샐러드를 함께 판매하는 매장은 매출이 더 높다. 

배달삼겹직구삼 가산디지털단지점
배달삼겹직구삼 가산디지털단지점

◆배달전문 브랜드의 하이브리드 매장 실험과 도전

대표적인 배달 전문 프랜차이즈인 ‘배달삼겹 직구삼’은 올해 7월 서울 금천구에 배달과 내점, 테이크아웃이 모두 가능한 하이브리드 매장을 오픈했다. 갈수록 악화되는 배달 경쟁을 극복하기 위한 실험이었다.

결과는 성공이었다. 가산디지털단지에 18평 규모로 문을 연 매장은 특별한 홍보 없이도 첫달 4600만원 매출을 올리며 인기를 모았다.

오피스 지역 1층에 있는 이 매장은 8천~1만원대면 1인분에 고기 200그램과 밥 반찬까지 곁들인 든든한 고기도시락을 즐길 수 있어 거리두기가 강화된 상황에서도 직장인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지난 달 전체 매출중 테이크아웃이 1100만원, 내점 고객이 1800만원, 배달이 1700만원이었다. 오피스가라서 주말에는 내점과 테이크 아웃 매출을 줄어들지만 대신 배달이 매출을 받쳐줘 평일의 70% 수준이다.  

내점과 테이크아웃 비율이 높은 매장은 비슷한 매출을 올리는 배달전문 매장보다 손익이 훨씬 좋다. 배달수수료와 배달대행비를 절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땅스부대찌개
땅스부대찌개

◆부대찌개 밀키트전문점의 손익이 좋은 이유는?

땅스부대찌개는 밀키트 열풍을 일으킨 장본인이다. 땅스부대찌개의 가장 큰 장점은 전체 매출액중 배달 비중이 20%전후이고 나머지는 테이크아웃 고객이라는 점이다.

덕분에 배달대행비와 배달중개 수수료 등 배달에 따른 각종 비용을 줄이고 수익성을 높일 수 있어 비슷한 매출이라도 손익이 좋은 편이다. 

땅스부대찌개는 내점고객 비중을 높이기 위해서 사업초기부터 출점 입지를 깐깐하게 선정했다. 주부들의 유동인구가 많은 상권. 입지에 전략적으로 출점한 것이다. 또 일반 밀키트와 달리 매장에 판매자가 상주하도록 했다. 고객과 관계를 만들어서 매출을 높이기 위해서다. 판매자가 매장에 상주하면 배달 서비스가 가능해 매출도 높이고 고객 편의도 제공하는 일석이조 효과를 얻고 있다. 

◆하이브리드 전략으로 성공하는 업종은?

내점+배달 하이브리드 음식점 창업에 성공하려면 어떤 조건을 갖춰야 할까?

우선 업종이 하이브리드형 매장에 적합해야 한다.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르는 것처럼 부담없고 합리적인 가격대의 메뉴일수록 더 유리하다. 즉 객단가가 너무 낮지도, 너무 높지도 않아 고객이 자주 구매할 수 있어야 한다.

객단가가 낮으면 배달 매출을 올리는 데 불리하다. 객단가가 너무 높으면 구매 빈도가 줄어든다.  1인당 객단가 7천원에서 1만3천원 정도가 적정선이며 최소 배달 단가는 1만5천원에서 2만원대로 설계할 수 있어야 한다.

아울러 마카롱,  케잌, 빙수 등 가끔 즐기는 기호식보다는 대중적으로 자주 즐기는 음식, 주식에 가까울수록 유리하다. 이런 업종들은 한 번 구매한 후 만족도가 높으면 반복구매가 많고 구매 전환율이 낮다.

힘난다버거
힘난다버거

샌드위치, 햄버거, 커피, 김밥, 덮밥, 도시락, 샐러드, 밀키트, 빵, 반찬처럼 자주 먹어도 질리지 않고 주식 기능을 하는 음식이 여기에 속한다. 

밀키트전문점도 배달을 가미하면 하이브리드 가능성이 높다. 아직은 무인 스토어가 많지만 최근에는 매장에 판매자가 상주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추세다. 판매자가 있으면 테이크아웃 외에 배달로 추가 매출을 올릴 수 있다. 

◆생활주변의 스테디 셀러 업종으로 하이브리드 음식점에 도전

실제로 배달전쟁이 격화되고 배달 마케팅의 비용 대비 효과가 떨어지면서 하이브리드업종들은  더욱 주목받고 있다. 

힘난다버거, 노브랜드버거, 프랭크버거, 샌드베이, 죠샌드위치, 에그셀런트, 에그드랍, 에그존, 에그박스, 샐러디 등. 햄버거, 샌드위치, 샐러드 창업에 대한 관심이 높다.  

도시락도 코로나 시대에 안정적인 매출을 올리고 있다. 한솥도시락, 본도시락을 비롯해 채선당도시락, 토마토도시락, 햇잎갈비 도시락 등 다양한 브랜드가 있다. 도시락 브랜드 중에는 샐러드나 밀키트를 병행해서 판매하는 경우도 있다. 

햄버거, 샌드위치, 김밥, 컵밥 등 가벼운 식사와 도시락은 단체 주문이 많은게 장점이다. 단체 주문은 배달앱을 통해서 들어오기도 하지만 그 매장을 잘 알고 있어서 직접 주문이  들어오기 때문에 매출도 높고 수익성도 좋다. 

밀키트는 땅스부대찌개를 비롯해 담꾹, 홈즈앤쿡, 더팜홈쿡, 밀겨울밀키트, 원셰프의 행복식탁, 홈쿡 등 관련 브랜드만 벌써 100여개가 넘어서 브랜드 선택이 어려울 정도라 과열 경쟁에 대한 우려가 크다. 

반찬전문점과 베이커리점도 내점과 배달 하이브리드 전략이 가능한 업종이다. 테이크아웃 판매가 기본이지만,  적절하게 배달을 병행하면 매출 증대에 도움이 된다.
 
실제로 반찬전문 프랜차이즈 ‘오레시피’의 경우 코로나 이후 전국 가맹점 매출이 크게 상승했다. 언택트 트렌드로 홈쿡족이 많아져 반찬 배달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밀키트까지 다양하게 갖춰 매출이 더욱 상승했다.

족발의 경우 코로나 이전부터 배달과 내점, 테이크아웃이 모두 가능한 하이브리드 업종이었다. '족발야시장' '가망맛있는족발' '싸움의고수''족발집배원' 등 다양한 브랜드들이 코로나 이후에도 여전히  창업시장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반복구매 유도로 매출을 높이려면

하이브리드 업종은 작은 상권에서 높은 매출을 올리는 경향이 있는데 비결운 반복구매이다. 

반복구매가 가능하려면 맛과 품질이 좋아야 한다. 명품은 사소한 것에서 차이가 나는 것처럼 음식도 작은 정성과 식재료의 선별이 품질에 영향을 미친다. 특히 건강에 대한 관심으로 저가보다는 합리적인 가격과 품질로 건강을 강조하는 프리미엄 건강  음식이 인기다.

본도시락은 다시마육수로 밥을 짓고 맵쌀에 찹쌀 흑미를 더한다. 채선당도시락&샐러드는 저염식 고기로 샐러드를 만든다.

배달삼겹직구삼 주방모습
배달삼겹직구삼 주방모습

배달삼겹 직구삼은 1300도 고온에서 직화로 고기를 구워내 육즙을 보존해서 고기의 맛을 극대화한다.

힘난다버거는 신바이오틱스 기술을 활용해 생유산균이 가미된 바이오패티와 감자빵을 사용, 독소발생을 줄이고 소화가 잘 되도록 했다. 햄버거 패티를 만드는 고기도 기존 햄버거에 들어가는 잡고기가 아니라 100% 프리미엄 스테이크용 부위육을 사용한다.

싼 가격으로 잠시 고객을 유혹할 수 있지만 오래가는 단골을 만들려면 합리적인 가격에 품질이 좋아야 한다. 특
  
◆창업자 성향, 창업 투자비 감안해서 선택해야

내점·배달 하이브리드 음식점은 10~20평 이내가 적당하다. 중대형 매장은 동선이 길어서 배달이나 테이크 아웃 구매에 불리하고 임대료, 상주 인력 등 고정비 부담도 크다. 또 내점객이 많은데 배달이 겹치면 주문을 소화하기 힘들다. 

작은 매장은 객석 수가 적어서 내점과 배달과 테이크아웃 주문을 동시에 소화하는 것이 덜 힘들다.

하이브리드 매장을 창업하려면 점포 구입비와 개설비 포함 8천만~1억5천만원 정도의 투자비가 필요하다. 힘난다버거 용인 성복점은 점포구입비 포함, 8천만~9천만원을 투자했다. 배달삼겹직구삼 하이브리드 매장은 1억2천만원이 투자됐다. 매장마다 투자비가 조금씩 다르다. 배달음식점은 3천만원에서 7천만원이면 창업이 가능하다.

배달전문과 하이브리드 음식점은 노동강도와 노동의 성격, 근무환경이 다르고 투자비와 월임대료, 마케팅 방식도 다르다.  따라서 창업자의 성향에 맞춰서 사업 형태를 택하는 게 좋다.

어느 쪽이든 갈수록 인건비가 오르고 있고 코로나 시대에는 배달을 병행하지 않을 수 없으므로 동선 설계,  조리시간 단축을 위한 시스템, 키오스크 도입 등 다양한 방법으로 비용 절약을 고민해야 한다.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소장. 네이버 ,유튜브, SNS에서 '부자비즈' 창업채널을 운영하고 있다.